더 토큰스

Pinkcrimson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3월 22일 (수) 23:43 판 (→‎# 촌평)

1 # Intercourse : 김남웅

From: "yzao" <mailto:bradybunch@nate.com> To: <mailto:yebadong@yahoogroups.co.kr> Sent: Tuesday, December 30, 2003 2:59 PM Subject: THE TOKENS - INTERCOURSE

안녕하세요, 예바동민 여러분.. 김남웅입니다~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제가 해설지를 쓴 라이선스 음반이 오늘부로 발매되어서예바동민께 소개하려고 글을 씁니다. 비빌 언덕이 없어요. :-(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도데체 아직도 리이슈할 음반이 남아있나? 그런데 그런거 만들어서 팔리겠냐?"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이 되네요. 제가 관계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내용대로라면, 이른바 매니어 취향의 음반시장은 거의 죽은 것 같습디다. 요즘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시장의 매출액이 전체 음반시장매출액을 추월했다고는 하지만, (정말 한 때, 나름대로한국의 문화산업에 기여한다는 치기어린 자부심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황당할 따름입니다...) 나름대로 어렵게 기획하고, 이제 음반의 퀄러티 측면이라면, 해외에 크게 되질 것이 없다는 자랑을 가지고 음반을 발매해도, 내수시장은 고작 100장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 얘기 들으면, 아마 "그 정도나 팔리나? 그 정도면 다행이지..아직도 음반 사는 사람 꽤 있는거네?" 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솔직하게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얘기하면, 저 역시 이런 부류입니다. 아직도 음반 사서 듣는 사람이 신기할 따름이죠. (물론 백수가 된 아직도, 전 한 달에 몇장은 삽니다!) :-)

그런데.. 이젠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마이너 음반사에 약간이나마엮이게 되었거든요. 뭐 대단한 일은 아니고요... 과거 프로록팬의 성지(?!):-) 마이도스의 점장하던 이봉수씨를기억하는 분들이 꽤 있을텐데요.. 지금은 Beatball Records의 사장이 되었습니다만..이 음반사에 해설지(라이너 노트) 스탭으로 엮이게 되었어요. 뭐, 전 개인적으로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 공부한답시고다시 학교로 들어왔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데다 따라서 그냥 프리하게 짬나면 조금씩 글쓰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요. 기존에 라이선스음반 해설지 작업은 레코드사로부터 의뢰 받아 A4지 몇 장 써주고,몇만원 받는 그런 일인데.. Beatball에서는 조금 다르게 일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아티스트인터뷰는 당연히 들어가고요, 해외시장 타겟으로 영문해설,가사도 직접 딕테이션 해서 수록합니다. 게다가 미발표곡 등을 보너스트랙으로 넣어 보겠다고, 아티스트와 프로덕션 괴롭히는 일 등... 그 일의 일부분을 제가 했습니다! 외국의 리이슈 전문 음반사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컨설턴트라고 한다더군요. :-) 제가 컨설턴트라 불린다는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지만.. 어쨋건.. 이 일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더라구요.. 골방에 박혀 책이나 읽으면서 음악 듣는 그런 행복한 일은 아니고, 바쁜 시간 중에 짬내서 하려니 '직업으로 취미 택한 자'의 고통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프로페셔널한 컬렉터도 아니고, 돈 벌려고 하는 일 또한 아니며 그저 취미의 연장선에서 하는것인데.. 어쨋건 저는 노는 것이지만.. 이 일을 업으로 삼고, 향후 서바이벌 해야할 BeatballRecords가 조금씩 걱정이 됩니다. 아마도 이런식으로 얘기하면, 이봉수 사장이 화낼지도모르겠습니다. 구차하게 얘기하지 말라고요.. :-(

서두가 대단히 길어졌는데요.. 제가 해설지를 쓴 음반은 THE TOKENS의 1968년 앨범 [INTERCOURSE]입니다. 과거 성시완님의 ART ROCK 지의마지막 권호에 60년대 음악에 대해 글을 썼던 적이있는데요..(물론 잡지 스코프와 안 맞는지 5~6 폰트처리로 에디팅되어서 읽기도 힘들었지만..) 거기에도 글을썼던 음반입니다. TOKENS하면, CF의 단골 메뉴이며 라이온 킹에서도 나왔던'The Lion Sleeps Tonight'을 기억하실텐데.. 이 밴드는 사실 70년대까지 계속 변모했구요, 그 음악적성과도 베스트 급에 낄만한 밴드였습니다.

[INTERCOURSE]는 BEATLES의 후기 앨범과 BEACH BOYS의[PET SOUNDS] 그리고, 60년대의 약간의 싸이키델릭효과가섞인 앨범입니다. 앨범 전반적으로 다양한 스타일의곡들이 섞여 있구요, 그 것이 매우 잘 비벼져 있습니다.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당하게 즐겁기 때문에 오랬동안저의 애청음반이었습니다.

요 몇년사이 과거에 프로록 듣던 분들이 60년대 Garage/Psyche 음악도 많이 들으시는데요.. 분명 어필할만할 겁니다. 또한 모던 록 듣는 분들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왜냐하면, 그 모던 록/시부야/기타팝/인디팝 등등 이런거하던 아티스트들이 [INTERCOURSE]음반 좋아하거든요..

이 앨범은 사실 68년 세션인데 WARNER BROS.로부터 니네는그냥 두왑이나 해라 하면서 무시되고, 발매 거절당했던앨범입니다. 72년에 TOKENS의 레이블 B. T. PUPPY로부터ONLY 200장만 발매 되었던 앨범이구요.. 장기간 동안희귀음반이었습니다.(얼마나 희귀했냐 하면, 오리지널음반 재킷을 본 사람이 없었답니다. 뭐 제가 컬렉터들의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들은 소문을 종합한 추측입니다만..) 뭐, 희귀음반이었던건 사실 자랑이 아니고 쪽팔린 일이지요.

어쨋건 이번 앨범은 몇가지 자랑할 만한 부분이 있는데.. 제가 TOKENS의 MITCH MARGO 형님을 졸라서 오리지널 음반재킷을 받아냈고, 비록 음질은 나쁘지만 아직까지 발매된적인 없는 스테리오 믹스 음원을 찾아내서 오리지널 모노믹스와 같이 담았습니다. 그 외 보너스 곡도 있구요. CD전체적으로는 3면 디지팩이고, 해설지는 상당히 긴 40페이지입니다. 오랬동안 즐길만한 앨범이라고 생각이 되구요,솔직히 제가 좋아하지 않는 음반이었다면, 이런 일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참.. 이렇게 쓰고 나니 쑥스럽군요. 장사치도 아니고..뭐 제가 Beatball에서 월급받는 것도 아니지만, 음반판매고가 걱정이 되서 바동민들께 글을 써봅니다.

BEATBALL RECORDS의 홈페이지는 http://www.beatballrecords.com 입니다.

김남웅 (Neo-Zao) 드립니다~ PS) TOKENS의 차기작은 역시 60년대의 무명이지만, TOKENS형님들의 지원받았던 미국밴드 CANTERBURY MUSIC FESTIVAL의 [RAIN & SHINE], 버블검뮤직의 걸작 SALT WATER TAFFY입니다.

2 # Intercourse : 박주혁

발신: 종합예술인 <mailto:villastrangiato@hanmail.net> 날짜: 2004/2/1 (일) 8:37pm 제목: Tokens - Intercourse

단군이래도 아닌 빅뱅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수많은 음반들이 라이센스되고 그만큼의 음반들이 수입되고 그리고 재고까지 남아있기에 아직도 레코드숍을 들어가면 수많은 환타지에 둘러쌓이게 됩니다.

이 음반을 보면 여기엔 무슨 환타지가 잠자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고 혹시나 집에 있는 음반중에 좋아하는 녀석을 만나면 맞아 이런 음반도 있었고 좋은 곡들이 참 많았던 음반이야. 혹은 이 녀석 빠른 시간내에 숙청해야할 녀석이야-_-;;;란 생각을 가지기도 합니다.

여하튼 현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과 레코드숍은 아직도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秘境이고 寔景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은밀한 취미에 관해 최대치의 만족감을 주는 것은 동시대를 호흡하는 음반이나 책이 아닌 한세대이전의 음악과 책들인 것 같습니다. 신촌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들어가던 중...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습니까? 거기에 있는 모 레코드숍으로 들어갔지요.

모더니티가 넘치는 언뉘, 오빠들이 포진한 Hip-Hop, Modern Rock코너를 지나서 어딘지 울적해보이고 가진것 없어보이는 하지만 뜨끈하고 곰삭은 냄새가 날 것만 같은 Old Rock, Jazz코너로 발을 옮깁니다.

Cirque de Soleil의 앨범들이 한장을 제외한(제일 좋은 앨범인데 수입이 안됐더군요.-_-;;;)전작들이 수입되었고 Banco와 Q.V.L의 지쟈케도 보입니다. 오우~ 신보코너를 보니 Donny Hathaway의 Extinction Of Man이 수입되었습니다. B,S &T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담담하니 지긋하게 커버된 I Love You More Than You'll Ever Know와 Love, Love, Love란 멋진 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입니다.

라이센스 코너를 봅니다. Astrud Gilberto의 With Turrentine앨범이 지쟈케로 라이센스 되었습니다. 여기엔 Morricone가 Conducting과 Arrange를 담당한 싱글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겨있군요. 양적으로나 곡으로 보거나 뿌듯한 CD입니다. 그리고 또 한번 휙 둘러보는 순간 눈에 Tokens라는 이름이 들어옵니다.

중국어로 獅子起床煎 이란 제목으로 알려진 명곡 "The Lions Sleeps Tonight"으로 유명한 그룹인데 어찌 이것이 조선땅에까지 라이센스가 되었는지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기껏해야 CF Hits같은 Compilation에나 수록되는 그룹인데... 이것은 일종의 Miracle. 잠깐의 숙고 그리고 구입을 했고 집에서 플레이어에 CD를 걸었습니다.

라이너 노트를 봅니다. 반가운 이름 석자가 눈에 띕니다. 김남웅. 걸지게 잘 쓰셨습니다. 라이너노트만으로도 탄성이 나옵니다. 이윽고 첫곡 It's Amazing To Be Alive가 시작됩니다. 환혹적인 4성 하모니가 들립니다. "The Lions Sleeps Tonight"에서 한번쯤 경험해보셨을만한 하모니입니다. 흔한 Doo-Wop그룹들과는 구별되는 개성이 있습니다.

악곡의 전개는 뛰어납니다. 절묘한 화성과 기분좋게 Catch한 멜로디, 요소요소에 잘 배치된 악기의 앙상블은 Band Music의 전통에 적절하게 부합합니다. 그런데 이정도가지고 Pet Sounds나 Sgt. Pepper같은 대걸작이 언급될리 만무합니다. 뭔가 나름대로 통하는 부분이 있어야 이런 이야기가 나올텐데...그렇습니다. 보통 이런 Psyche-Pop Era의 작품들은 다층적인 Sound Effect가 어떤식으로 배치되고 어떤식으로 쓰였느냐에 따라서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수법으로 String과 건반군 혹은 관악기군으로 다층적인 효과를 냈던 당대의 그룹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들의 음반에서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인 聲帶의 기악성을 최대로 살린 시도가 돋보입니다.

4성 하모니의 겁나게 정교한 코러스 웍과 테크니컬하기보다는 맛을 살리는 데에 주요한 시도가 보인 연주도 좋고 군데군데 효과음들이 시기적절하게 삽입되어 그 효과음이 주는 절묘한 효과를 최대치로 살려냅니다.

사실 저역시도 악기의 비루투오지티에 기댄 연주보다는 전체적으로 목소리마저도 하나의 악기로 간주되어 사운드 자체가 한개의 덩어리로 뭉치게 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음반이 그런 시도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 Pet Sounds나 Sgt.Pepper같은 음반에 비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르는 것이 당연합니다만...그 당시에 만개했던 Psyche-Pop앨범들 가운데서 확실히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완성도를 소유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40페이지도 더 되는 정성이 배인 Liner Note와 Laminate소재로 제작된 디지팩의 외양도 와우~입니다. 혹시 세배돈을 받으신 분도 계실 것이고 연초라고 혹여나 보너스가 나왔을지도 모르고 Anyway 그야말로 Seasno of Money인 2월초입니다. 앨범은 13500원. 피같은 돈으로 실미도보느니 이 음반을 구입하는게 무병장수에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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